처음으로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영화이다.
2001년 즈음에 버려진 채 남아있던 글이였는데 다시 복구해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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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어느날..
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
운명과도 같은 사회적 시스템을 벗어나기란 너무나도 힘들다는 것.
삶과 죽음이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시작과 끝 가운데 가지는 내 삶의 기준조차 다 무너졌다.
매트릭스는 나에게 수 많은 의문들을 남겨 주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가졌을 의문. 죽으면 어떻게 될까?
삶은 뭘까? 사랑은 뭘까? 성공이란 뭘까?
궁금한게 너무나도 많다. 인간은 그러한 질의를 통해 하나씩 배워 나가며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몇 장면들을 통해 내가 본 매트릭스의 이해를 설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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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네오가 친구의 부탁(학교의 성적부 해킹)을 들어주고, 그의 친구들과 함께 나이트를 간다.
친구의 여자친구 몸에 새겨진 하얀 토끼를 보고..
나이트에서 네오는 트리니티를 만나게 된다.
트리니티 : 당신을 여기로 데려온 그 질문.
트리니티 :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당신도 그 질문을 알아요.
네오 : ‘매트릭스란 무엇인가?’
트리니티 : 어딘가에 해답은 있어요, 네오.
트리니티 : 당신을 찾고 있죠.
트리니티 :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수많은 질문속에서 인간은 살아간다는 것에는 공감했다.
질문이 없는 순간 당신은 무엇을 할것인가? 궁금한 것이 없는 현재. 내 뇌는 의미없이 반응하는 것 뿐인가.
몸을 움직이는 신호만 필요할 것이다.
2. 네오가 트리니티의 전화를 받고 물어본다. “아직도 그를 만나고 싶으냐?” 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했다.
그러자 모피어스는 “아담가의 다리로 가시오.”라고 하며 비오는 밤 다리 밑에서 기다린다.
차를 타자 반항하는 네오에게 총을 겨누면서.
…: 잘 들어, 밀고자 양반. 스무고개 할 시간 없다구.
지금은 오직 한 규칙만 존재해.
우릴 따르던가… 아님 내리던가.
네오 : 좋아. (내리려 한다. 밖에는 일상 속 거리의 모습이 보인다.)
트리니티 : 네오. 날 믿어요.
네오 : 왜죠?
트리니티 : 여기까지 와서 그냥갈 순 없잖아요.
트리니티 : 이렇게 가 버리면, 당신이 찾는 해답은 영원히 알 수 없어요.
트리니티 : 그러길 바라지는 않겠죠?
트리니티 : 에이팍, 불 좀. 셔츠 올리고, 누워요.
밖에 보이는 일상 속 거리의 모습은 자기도 모르게 소속되어 있는 조직들과 구조를 말한다.
언제부터 내가 남자였고, 언제부터 장남이였으며, 언제부터 부자는가? 언제부터 시스템엔지니어였는가?
일상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속해 있는 분류들, 있는 그대로의 “나”라는 존재 보다는 사고를 통한 분석으로 구체화된 “나” 만 존재한다.
그러한 조건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으며, 분류에 맞도록 점수를 매기려 하는것에 사람들은 익숙해져 있다.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택”이라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지게 되어 있다.
일종의 “사다리타기” 라고 표현하고 싶다.
인생이 약간 다른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가기 쉬운길로 가지만 그렇지 않은 선택도 한다는 것.
3. 사이퍼는 동료들을 배신하고 모피어스를 스미스요원에게 넘기려고 한다. 이때 스미스 요원과 저녁을 먹으며 작전이 성공 되었을때 자신을 매트릭스 속으로 넣어 달라고 한다.
스미스요원 : 거래가 성립된건가, 레이건씨?
사이퍼 : 난, 스테이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
사이퍼 : 이걸 입안에 넣으면,
사이퍼 : 매트릭스가 내 뇌에다 이게 맛있다고 말해주지.
사이퍼 : 9년 만에 내가 깨달은게 뭔지 아쇼?
사이퍼 : 모르는 게 약이다.
스미스요원 : 그럼 거래가 성립 된거군.
사이퍼 : 난 아무것도 기억하고 싶지 않아. 아무것도!
사이퍼 : 알겠소?
사이퍼 : 그리고 부자가 되고 싶어.
사이퍼 : 유명한 사람, 배우처럼 말이지.
스미스요원 : 원하시는 대로, 레이건씨.
사이퍼 : 좋아. 날 발전소로 데려다 주고,
사이퍼 : 매트릭스에 접속 시켜주면, 당신이 원하는 걸 주겠소.
스미스요원 : 시온의 중앙 컴퓨터로 접속하는 코드.
사이퍼 : 안된다고, 했잖소. 난 모른다구.
사이퍼 : 아는 사람을 데려다 줄순 있지.
스미스요원 : 모피어스…
“이 스테이크가 가짜인줄은 안다.” 라는건 자신이 살아가려는 세상과 살고 있는 세상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실체를 알면서도, 정신적인 아름다움 보다는 물질적 풍요로움과 행복을 더욱 추구하는 인간 마음이다.
내가 만족하는 삶이란. 단 만족감을 뇌로 전달하는 전기적 신호일 뿐이라는 것.
미래에는 그런 신호 발생기만 있어도, 세상 살만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자기중심적이고 남에게 피해를 많이 주고 산다.
4. 거의 마지막 장면. 네오는 스미스요원을 가볍게 무찌르고 숨을 가다듬는다.
네오가 보는 세상은 전기적 신호로 만들어진 매트릭스의 실체를 보게 된것이다.
어느 글에서 읽은 것처럼. 세상엔 거의 같은 물질들이 돌고 돌고 돈다. 태어나고 죽고 썩고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하는 과정들이 지구 속에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몸을 이루는 성분과 내 피를 이루는 성분이 자연에 없었던 것은 없다. 다 돌고 돌 뿐이다.
하지만 인간이 그런 자연일체를 구체화 시키고 이름을 붙여 용도를 설정했다.
숟가락, 빗자루, 맷돌, 칼등과 같이 단순한 물질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비행기, 컴퓨터와 같은 복잡한 구조의 물질들이 있다.
이 어느것 하나도 지구상에서 안나온게 있는가?
있는 그대로 자연의 일부이다. 하지만 인간의 생각이 새로운 물질을 만들기 시작했다.
질의(Question)가 이룩해 낸 세상인것이다.
모든 물음표가 현재의 세상을 만들어 낸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것이 있다.
생각은 마음 밑에 있는 계층인것이다.
인간마다의 따스한 기운, 차가운 기운들이 있다. 그런 기운 밑에 생각이고 그 밑이 사고를 하는데 필요한 지식/정보인것이다.
지금껏 배운 사물의 이름을 이 순간 잊어버리고, 말도 잊어버리고 글도 잊어버리자.
세상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않을까 한다.
사람의 마음은 말로 통하지 않는다. 눈빛과 행동으로 상대를 인식할 뿐이다. 육감적으로.
이해의 계층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매트릭스란 : 인간이 만들어낸 컴퓨터 세상이라고 표현한다.
지금 현대의 세상 역시 인간의 생각과 노력으로 구체화된 세상이다.
처음 영화를 보고 지금껏 다른점을 찾으려고 무지 노력했다.
하지만 헤메이다보면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다.
생각이 만들어낸 세상의 가치는 크게 의미가 없다.
단, 삶 자체가 아름답고, 신비하고, 행복하다는건 분명한 사실이다.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가면, 불행할 이유가 전혀.. Never.. 결코.. 없다.
만약 불행하다면, 행복하다는 것을 몰라서 불행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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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직접 보고 느끼는 면이 더 재미 있을듯 하다.
내일 몇 년을 기다린 매트릭스 2가 개봉한다.
액션에 너무 비중을 둔거 같다고 들은 듯 하지만.
내 삶의 일대 전환점을 준 매트릭스는.. 내 숨이 끊어질때까지 극찬을 할것이다.
그림출처 : http://www.moviefilmreview.com/rated-the-matrix-1999.php